갱신
알람을 맞췄고, 켜진 것도 봤는데 아침에 소리가 안 났다. 이런 경험 있으면 게으른 게 아니다. 폰에는 알람을 조용히 꺼버리는 설정이 몇 개 있고, 대부분 전날 밤엔 멀쩡해 보인다.
진짜 원인은 이렇다. 내일 아침 9시 3분에야 드러날 것들인데, 오늘 밤에 미리 볼 수 있다.
무음 스위치가 전부가 아니다. 아이폰은 벨소리 볼륨과 미디어 볼륨이 따로 논다. 벨소리·알림 볼륨이 바닥이면, 스위치를 무음에서 풀어놔도 절대 안 들리는 크기로 알람이 울린다. 설정, 사운드 및 햅틱에서 "벨소리와 알림" 슬라이더를 올려두자.
집중 모드와 방해금지. 예전에 한 번 켠 집중 모드(수면·업무·직접 만든 것)가 잊어버린 스케줄로 밤마다 돈다. 알람은 원래 뚫고 나와야 하는데, 설정이 꼬였거나 타사 알람 앱이 방해금지를 통과할 권한이 없으면 묻혀버린다. 설정, 집중 모드에서 오늘 밤 예약된 게 뭔지 한 번 읽어보자.
소리가 딴 데로 나간다. 이게 은근히 잦다. 에어팟이나 블루투스 스피커가 연결돼 있으면 알람이 폰 스피커가 아니라 거기로 나간다. 에어팟은 머리맡에, 폰은 방 건너에, 알람은 빈 이어폰 속에서 울린다.
저전력 모드. 밤새 저전력 모드가 백그라운드 동작을 줄인다. 기본 알람을 죽이는 경우는 드물지만, 백그라운드 예약에 기대는 앱과 겹치면 위험이 커진다.
안드로이드는 제조사가 문제일 때가 많다. 삼성·샤오미 등은 안드로이드 위에 자체 배터리 관리를 얹는다. 시스템 업데이트나 재부팅 뒤에 이 설정이 알람 앱을 조용히 멈춘다. 업데이트 직후부터 알람이 깨졌다면 십중팔구 이거다.
답답한 건 이 중 어느 것도 전날 밤엔 안 보인다는 점이다. 알람은 "켜짐"이고, 멀쩡해 보인다. 벨소리가 내려가 있는지, 집중 모드가 묻어버릴 건지, 실패하는 순간까지 알 수가 없다.
그 틈 때문에 Snora를 만들었다. Snora는 여느 알람처럼 맞춰두는 알람 앱인데, 자기 전에 알람을 조용히 꺼버리는 설정들을 읽고 그 알람이 실제로 울릴 상태인지 안전·주의·위험 셋 중 하나로 보여준다. 점수가 아니라 상태 하나고, 내일 아침에 대한 약속도 아니다. 울릴지 아닌지 정직하게 읽어줄 뿐이라, 무음된 알람이 내일 내 탓이 아니라 오늘 밤 문제로 보인다. 알람과 이 점검은 무료다. 계정도 필요 없다.
무슨 알람을 쓰든 방법은 같다. 벨소리 볼륨을 확인하고, 집중 모드 스케줄을 읽고, 소리가 실제로 나올 곳이 있는지 보자. 오늘 밤 한 번만 하면, 눈 감기 전에 안다.